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병)은 26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차기 당 대표는 수도권 민심을 잡고 계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중립적 인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쇄신파 대표 주자로 19대 총선에서 47세에 5선에 성공한 남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5ㆍ15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 의원은 "아직 고민 중이어서 (대표와 원내대표 중 어느 쪽에 도전할지) 내주 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또 "현재 당내에선 (박근혜) 대세론이 있지만 국민 속에서의 대세론은 아니다"면서 "차기 지도부는 중도의 바다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차기 당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중립적 입장에 서서 불편부당하게 경선 관리를 해야 하지만 단순히 관리형 대표가 돼선 곤란하다. 최근 청와대 측근 비리 의혹이 이것으로 끝나겠는가. 앞으로 청와대가 거의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당 대표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국정운영의 축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총선 이후 '박근혜당'으로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차기 지도부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이 했던 역할을 해야 한다. 김 전 위원은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애정을 가지면서도 그냥 따르는 게 아니라 할 말은 했다. 건강한 자세로 당이 계속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
-친박계 내홍 등 최근 당내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즘 당의 모습을 보면 대세론에 안주하다 대선에서 패배한 2002년을 생각하게 된다. 대세론을 깨야 한다. 욕심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야지 정권을 거의 잡았다고 착각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몰입해선 안 된다."
-비박(非朴) 대선주자 진영에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경선 룰에 대해선 후보들이 그만큼 말했으니 '선수'들은 이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차기 지도부가 논의하면 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여야 동시 경선 등 역선택 가능성을 없애는 장치가 마련되면 검토해 볼 수 있다."
-총선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5대 5라고 본다. 총선 전엔 4대6으로 지다가 따라잡은 것이다. 조금만 잘못해도 곤두박질친다. 축구로 치면 2대0으로 지다가 연장전에 들어간 건데 남은 30분 동안 모든 힘을 다해 뛰느냐에 달려 있다."
-5선이 됐는데도 여전히 '소장파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옳은 일, 해야 할 일에 대해 침묵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 내포된 '안정감이 없다'는 지적은 새기겠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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