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이 빈곤에서 탈출하는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재기할 가능성이 낮은 사회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남상호 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4월호에 게재한 '소득빈곤의 동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경상소득(근로소득과 사업ㆍ재산ㆍ이전소득을 합친 것) 기준으로 빈곤상태에 있던 가구가 2009년 빈곤에서 벗어난 비율은 28.8%에 불과했다. 빈곤의 기준은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줄세웠을 때 한가운데인 중위(中位)소득의 50% 이하를 버는 가구다. 조사대상은 보사연이 주관하는 한국복지패널로 등록된 7,072가구를 표본으로 했다.
빈곤탈출률은 2006년 32.6%, 2007년 44%를 기록했으나 2008년 29.3%로 떨어진 뒤 2년 연속 20%대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빈곤탈출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빈곤진입률도 뚜렷한 개선이 보이지 않고 6.5~7.3%를 오가고 있다. 2005년에는 빈곤층이 아니었다가 2006년 빈곤층으로 진입한 비율은 7.3%(경상소득 기준), 2007년은 6.5%, 2008년 7%, 2009년 6.7% 등이다.
전체 분석 대상 가구 중에서 경상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 가구 비율(가구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은 2005~2009년 18.5~20.7%를 오갔다.
남 연구위원은 "지난 5년 동안 빈곤층으로의 진입가능성은 크게 변화가 없었으나, 빈곤층에서 비빈곤층으로의 탈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반복빈곤 또는 장기빈곤으로 인한 빈곤의 고착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장기적 소득이동 사다리를 마련하는데 복지정책의 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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