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설계사 수당 과다책정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자제 주문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고배당 잔치를 벌이려 하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40% 감소했지만 최근 이사회에서 전년과 같은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41.8%에 이른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수익에 비해 배당금이 많다는 뜻이다. 최대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830억여원을 챙기게 됐다. 삼성생명 측은 "순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10년에 일회성 이익이 많아서고 이를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해 배당도 그에 맞춰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앞장서 고배당에 불을 댕긴 가운데 6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주요 보험사들도 배당규모를 유지하거나 늘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 사상 최대 순익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생명보험사들의 순익이 전년보다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손해보험사들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자산에 대한 관심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데다 상속세 혜택이 큰 연금 상품 등 다양한 보험상품들이 인기를 끈 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익이 늘면 주주들에게 배당 등을 통해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높은 수수료, 과다 사업비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안 좋지만 주주 입장도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배당을 무조건 줄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고배당 관행을 자제해 달라고 수 차례 권고했다. 지난달 초에도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의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발언 당시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배당 결정이 끝난 시점이라, 보험사를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됐다.
실제 보험사들은 금융지주사들보다 더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2010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의 경우 13개 상장 보험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6.02%로, 신한ㆍKB하나ㆍ하나ㆍ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20.9%)보다 높았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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