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송파에 근무하는 스물두 살 청년 임씨는 중증장애인이다. 처음에는 일반학교를 다녔지만, 아이들 놀림 때문에 특수학교로 옮겨 졸업하고 취직했다. 장애인이니 그가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3D안경 세척과 로비 청소도 하지만, 비장애 직원들과 똑같이 입구에서 티켓 검사와 관람 안내까지 맡고 있는 당당한'미소지기'다. 늘 밝은 표정, 매니저 지시에 앞선 꼼꼼한 일 처리로 주위의 칭찬이 가득하다.
■ 송파만이 아니다. 임씨 같은 젊은이 50명이 33개 CGV 직영점에서 일하고 있다. 2010년 4명에서 시작해 2년 만에 12배로 늘었다. 더구나 그 중 90%는 중증(지적, 자폐, 정신)장애인들이다. CGV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직무를 발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업무까지 맡기고 있다. 소통과 어울림으로 근속을 유도하는 멘토링 시스템도 두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우선 근무를 배정하고, 휴일근무도 선택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 장애인고용 의무비율이 있다. 민간기업은 2.3%, 국가나 공공기관은 3%다. 6%인 독일의 절반 수준이지만 그마저 전체 대상의 절반 이상이 지키지 않고 있다. 대기업일수록 심해 30대 기업의 75%가 고용 대신 차라리 돈 몇 푼(장애인고용 부담금) 내고 말겠다는 배짱이다. 이런 마당에 고용의 질은 언급하기조차 민망하다. CGV의 장애 미소지기가 아름다운 이유는 고용률 2.54%와, 앞으로 전국 53개 직영점으로 확대 계획인'양'에도 있지만, 그'질'때문일 것이다.
■ CGV 장애미소지기들의 만족도와 자부심이 큰 것은 당연하다. 임씨의 꿈도 오래 근무하면서 월급을 모아 작은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이다. CGV에서 장애인들은 도와주어야 할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함께 일하는 똑같은 동료'다.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받아들인 CGV가 올해 장애인고용 촉진대회에서'트루 컴퍼니'대상(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고용이 동정이어서는 안 된다. 떳떳한 노동, 삶의 가치가 돼야 한다."서정 CGV 대표의 말이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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