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광우병(BSEㆍ소 해면 상뇌증) 젖소가 확인되자 한국 등 주요 수입국에 관련 사실을 즉각 통보했다. 톰 빌색 미 농무장관은 "오늘(24일) 집에 돌아가 쇠고기로 만찬을 하겠다"고 CNN에 말했는데 이는 광우병 파문이 안전과 수출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은 2003년과 2005년, 2006년 등 모두 세차례 발견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광우병이 예외적으로 발생한데다 문제의 젖소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젖소는 캘리포니아주 샌트럴밸리 낙농가에서 사체 폐기 전문업체에 넘겨졌으며 여기서 진행된 무작위 추출 조사에서 광우병에 걸린 사실이 발견됐다. 다우너(앉은뱅이) 소 같은 외형 증상이 없는 비정형 광우병으로, 희귀사례로 평가된다.
미국에서 젖소는 통상 7, 8년이 되면 가공육에 사용되지만 문제의 젖소는 식품용으로 도살되지 않아 인간 먹이사슬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미 정부는 밝혔다. 미 정부는 이를 근거로 쇠고기, 가공육이 안전하며 우유, 치즈 등 낙농품은 과학적으로 광우병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미 농무부는 이번 광우병 발발이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정한 미국의 BSE 지위와 쇠고기 교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강조했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미국 쇠고기 수입국에게 광우병을 이유로 무역장벽을 만들지 말라는 주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 미 쇠고기 최대 수입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미국 쇠고기에 추가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미국의 소비자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연맹 소속 과학자 마이클 한센은 "매년 미국에서 소 수백만 마리가 도살되는데 죽은 소 4만마리만 샘플조사를 한다"며 "유사 사례가 더 많은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광우병 파장은 앞으로 진행될 역학조사, OIE 등의 조사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도 젖소의 정확한 출처와 나이, 동일 환경에 놓인 젖소의 개체수 등을 공개하지 않는 등 조심스런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문제의 젖소가 태어난 직후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발병 젖소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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