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전기톱, 해머, 최루탄 등이 동원된 국회 폭력사태가 계속 이어졌고 막판에는 '불임 국회'라는 비아냥 속에 초라하게 막을 내리게 됐기 때문이다.
18대 국회는 여야의 힘겨루기로 83일 동안 공전을 거듭한 끝에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특히 개원 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야 공방만 이어지다가 7월10일이 돼서야 첫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 수 있었다.
개원 이후에는 여러 차례 격한 대립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상정하고 야당 의원들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전기톱과 해머, 소방호스 등이 등장했다. 이듬해인 2009년 7월엔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동시에 본회의장 점거에 나서면서 주먹 싸움도 벌어졌다.
예산안은 4년 내내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처리됐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대강 사업 예산으로 여야 간 대치가 계속됐고, 예산안 부실심사에 이은 여당의 강행처리, 야당의 점거 농성이 반복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처리하려 하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임기 막바지인 올 초부터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를 유지하다가 결국 60개의 민생 법안 마저 내팽개친 채 문을 닫게 됐다. 24일 현재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은 전체 발의안 1만4,909건 중 45.6%인 6,792건에 달한다. 반면 지난 4년 동안 의장 직권상정으로 처리된 법안은 97건으로 12대 국회 이후 가장 많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2월 국회의원 의석 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1석 늘리는 선거구 획정안을 의결해 '밥그릇 챙기기를 위해 담합했다'는 지탄을 받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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