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랜드 인허가 로비 브로커인 D랜드 대표 이동율씨로부터 돈 보자기를 받는 장면을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44)씨가 두 차례에 걸쳐 사진 찍은 뒤 최 전 위원장을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는 이씨의 운전기사로 일하다 2009년 그만둔 뒤 지난해 12월 최 전 위원장에게 내용증명 등기우편을 보냈다. 우편에는 최 전 위원장이 이씨로부터 현금이 든 보자기를 받는 사진이 들어 있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사진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협박이었다. 최 전 위원장은 이씨를 불러 우편을 건네면서 "이런 일이 다 있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검찰은 금품 로비를 폭로하겠다며 이씨와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를 협박해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씨를 지난 21일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25일 최 전 위원장 소환 조사에서 최씨와 대질을 통해 구체적인 갈취 액수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최씨는 협박으로 받은 돈으로 대전에서 신발가게를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2억원을 챙겼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금품 로비를 입증해줄 결정적 증거가 될 문제의 사진은 파기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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