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한 정치풍자에 배우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드라마 한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첫 방송을 내보낸 KBS 2TV 드라마스페셜 '국회의원 정치성 실종사건'(4부작). 공천을 앞두고 저축은행 청탁이 세상에 알려져 위기에 처한 검사 출신 중진의원 정치성이 낯선 섬에 버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블랙 코미디다. 외딴섬에 갇힌 정치성을 국회의원이라 믿지 않는 순진한 마을사람들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다시 국회에 입성하기 위한 정치성의 고군분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첫 방송에서는 저축은행비리, 4대강 사업, FTA 등 현실 정치 이슈들이 소재로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야당의원 저격수로 '정스나이퍼'라는 별명을 가진 정치성이 '시선고정'이란 토론회에 출연해 미모의 여성의원의 고가 피부과 출입을 들추는 부분 등 정치 풍자가 이어졌다.
2006년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이후 6년 만에 KBS 드라마에 복귀한 유오성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누구보다 탐욕스럽고 뼛속까지 정치적인 인물로 변해버린 정치성을 연기한다. 유오성은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의원은 낙선하면 사람도 아니다'며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당대표(고인범)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대학동기이자 보좌관인 이인자(남성진)에게 안하무인으로 구는 등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뽐낸다.
욕망을 숨기고 묵묵히 정치성의 길을 닦아 주지만 끝내 정치성을 배신하는 이인자 역할의 남성진을 비롯해 섬의 순진한 마을주민 윤문식, 다방 아가씨 이인혜, 경찰 이봉원 등 개성 넘치는 연기자들의 연기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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