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서열 9위의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사실상의 역모를 꾀했다는 소문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에 따라 당 뿐 아니라 군 인사의 대규모 숙청이 단행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공산당이 특별조사단을 홍콩으로 보내 보 전 서기 가족의 은닉 재산과 함께, 저우 서기 관련 소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보 전 서기 및 저우 서기와 관련한 사안을 조사하는 실무팀이 이미 홍콩에 도착했다"며 "보 전 서기 가족이 홍콩에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막대한 자산을 파악하고 쿠데타설 등의 근거를 찾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 전 서기 낙마 이후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저우 서기가 보 전 서기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준 뒤 나중에는 국가주석 자리까지 노렸다는 설까지 유포됐다. 중국 당국은 소문이 주로 홍콩과 해외의 반체제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진상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는 쿠데타와 정변설, 역모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 전 서기와 가까운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이 이미 가택 연금 상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류 위원은 류사오치(劉少奇) 전 주석의 아들로 보시라이와 같은 태자당의 일원이다. 류 위원의 외삼촌이 회장으로 있는 중국 광다(光大)그룹에는 보 전 서기의 친형 보시융(薄熙永)이 부회장으로 있다.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자매인 구왕장(谷望江)이 지난 20여년간 홍콩에서 최소 9개 회사의 사장을 지냈고 구왕닝(谷望寧)은 한장(漢江)글로벌공사의 이사장으로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조사의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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