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ㆍ랭킹2위)이 1년여 만에 지긋지긋한 노박 조코비치(25ㆍ세르비아ㆍ1위)의 그물망에서 탈출했다.
나달은 22일 모나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1000시리즈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2-0으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1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컵 3개를 비롯해 나달이 조코비치에 '진상'한 트로피만 7개다. 메이저 타이틀 16개를 사냥한 '황제' 로저 페더러(31ㆍ스위스ㆍ3위)에 이어 10개를 보유한 나달 입장에선 유래를 찾기 힘든 '망신'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나달은 자신의 안방이랄 수 있는 클레이코트 무대에서 조코비치를 넉다운 시켜 1년여 침묵을 깨고 챔피언타이틀 수집에 다시 한번 시동을 걸었다. 나달의 다음 목표는 내달 6일, 13일, 27일 개막하는 마드리드, 로마 마스터스 대회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 오픈이다.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재단 이사장은 "이들 대회가 모두 클레이코트에서 열려 나달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자프로테니스의 세력분포는 이들 나달과 조코비치, 페더러가 상수로 자리를 굳혔고, 앤디 머레이(25ㆍ영국ㆍ4위)가 주요 변수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나달-조코비치
ATP투어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로 자리를 굳혔다. 맞대결만 31번.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나달과 조코비치의 역대 전적은 나달이 17승 14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결승무대에서만 13번을 다퉈, 조코비치가 7승 6패로 우위다. 코트별로는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10승 2패, 잔디코트에서 2승 1패다. 그러나 하드코트에선 조코비치가 11승 5패 더블스코어 이상앞서있다. 내달 시작되는 본격적인 클레이코트 대회를 맞아 나달과 조코비치의 빅뱅이 세계 테니스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페더러-조코비치
페더러 입장에선 조코비치는 여전히 한 수 아래다. 실제 지난 시즌 조코비치의 42연승에 제동을 건 이가 바로 페더러다. 상대 전적에서도 페더러가 14승 10패다. 이중 결승에서 6번 만나 3승 3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비슷한 체형에, 같은 오른손잡이로 포핸드, 백핸드 등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등 이들의 주특기는 놀랄 만큼 빼 닳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페더러가 여섯 살이나 많아 노쇠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결승에서 만난 무대는 모두 하드코트였다. 나달이 지배하는 클레이코트에선 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일까?
나달-페더러
남자 테니스계에 영원한 라이벌이 있다면 이들을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테니스 120년 역사 최강의 호적수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2004년 첫 맞대결 이후 총 28번 만나 나달이 18승 10패로 압도적인 승세다. 나달은 특히 결승에서 페더러와 19번 대결해 13승 6패다. 이쯤되면 페더러는 나달 공포증이 생길 만 하다. 코트 종류별로 보면 나달은 클레이코트와 하드코트 결승무대에서 각각 10승 2패, 2승 2패를 기록했다. 잔디코트에서만 1승 2패로 뒤져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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