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에 장맛비 같은 봄비가 내렸다. 특히 제주 한라산 일대에 600mm 안팎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며 제주와 남부 지방엔 비 피해가 잇따랐다. 봄철에 느닷없는 폭우는 왜 쏟아졌을까.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20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동안 제주 서귀포엔 234.5mm의 비가 내렸다. 윗세오름(614.5mm), 성판악(552.5mm) 등 한라산에도 ‘물폭탄’이 투하돼 등산로가 잠겼다. 서귀포의 4월 중 3일치 강우량으론 1961년 관측 시작 이래 최다였다. 종전 기록은 168.4mm(62년 4월 5~7일)다. 전남 완도(150.0mm), 경남 통영(123.0mm), 부산(123.0mm) 등 남해안 역시 100mm가 넘는 비가 왔고, 서울(54.5mm)과 경기 강화(57.5mm) 등 수도권도 50mm 내외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폭우에 바람까지 강하다 보니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제주에서만 차량 9대, 39명이 홍수 피해를 입었고, 강풍 피해 신고도 잇달았다.
허택산 기상청 통보관은 “남서쪽에서 형성된 강한 저기압이 동해상 고기압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서해상을 따라 느린 속도로 올라가면서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비를 뿌렸다”며 “특히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동풍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오다 한라산에 부딪히는 바람에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는 저기압 영향권에 드는 25일쯤 전국에 비가 오고, 다른 날엔 고기압 영향으로 구름만 많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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