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심병사 5명 중 1명꼴로 실제 자살시도를 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군 장병 자살자수는 97명으로 전년(82명)보다 늘었다. 보호관심병사는 신체ㆍ인성검사 등에서 심리적 문제가 발견돼 군이 특별히 관찰하는 병사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린 '2012년 군 자살 예방 세미나'에서 '자살 위험 병사들의 심리적특성 연구'논문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가 서울, 경기, 충청, 경상 지역 군부대 보호관심 병사 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20.9%(24명)가 '입대 후 자살(시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입대 후 자살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5.2%(52명), '자살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는 9.6%(11명), '거의 매일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답한 병사는 6.1%(7명) 등으로 나타났다.
또 이 교수는 군 내 자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을 144억원으로 추산했다. 자살자 1명이 입은 손실액(장래 소득 등)을 약 1억4,000여만원으로 보고 최근 5년 평균 군 자살자수(83명)와 동료들의 정신장애를 감안한 수치다. 이 교수는 "통제된 생활과 여건에서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병사들을 군이 집중 보호ㆍ관리해야 한다"며 "응답자들이 전문상담관 군종장교 등의 대화를 통해 상당한 위안을 얻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군의 조직문화 등 환경적 측면에 대한 고려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평균 21세에 입대하는 장병들이 입대 전과는 매우 다른 복종, 집단성, 동질성 등을 강요하는 군 조직문화에 충격을 받고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만큼 스트레스 정도를 더 세부적으로 측정 진단할 수 있는 대처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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