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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구글 특수안경은 예고편… SF서 본 '입는 PC시대'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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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구글 특수안경은 예고편… SF서 본 '입는 PC시대' 개봉박두

입력
2012.04.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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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의 주인공은 여느 영화의 영웅들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막강한 파워로 악당들을 물리치고 세계 평화의 수호신이 되는 건 비슷하지만,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하이테크 수트가 결정적 공을 세운다는 점이다. 특수 제작된 이 수트는 그야말로 최첨단 복합 기능의 집합체다. 인공지능에 위성항법장치(GPS)와 비행능력을 갖춘데다, 다양한 무기도 장착돼 있고 음성으로 작동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볼 만하고 시나리오도 탄탄하지만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건 뭐니뭐니해도 이 착용식 컴퓨터(웨어러블 PC)로 불리는 수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웨어러블 PC란 옷을 입듯 몸에 착용할 수 있게 특수 제작된 컴퓨터를 말한다. 사용자가 이동하면서도 자유롭게 PC를 쓸 수 있도록 소형화, 경량화한 게 특징.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글이 특수안경을 공개하면서 이 웨어러블 PC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특수안경에서는 하루 스케줄과 날씨 뿐 아니라 지하철 운행 정보를 포함해 지도 확인도 가능하다. 지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도 체크할 수 있다. 안경에 내장된 소형 마이크는 친구에게 음성 메시지 전달을 가능하게 해 준다. 주변 환경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도 쉽다. 안경으로 소개는 됐지만 사실상 웨어러블 PC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웨어러블 PC의 시초는 머리에 장착해 사용하는 디스플레이(HMD)로 알려져 있다. 1966년 MIT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었다. 초창기엔 주로 군용이나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작업 설명서를 봐야 하는 비행기 정비사를 위해 개발됐다. 단순 기능이 포함된 착용형 기계 수준에 머물렀던 초기 웨어러블 PC는 80년대 들어오면서 배낭형 PC 등과 같은 제품으로 진일보했다. 특히 웨어러블 PC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스티브 만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당시 선보인 배낭형 PC는 시ㆍ공간에 관계 없이 컴퓨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90년대 중후반 IT 발전과 더불어 웨어러블 PC는 주변 상황 인식시스템과 건강 체크용 직물(천)센서 등으로 확대됐다. 손용기 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은 "이 시기는 단순히 몸에 장착하는 컴퓨터 단계를 넘어 사용자 이용환경까지 고려한 응용 연구가 본격 시작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웨어러블 PC에 접목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필립스와 리바이스는 첨단 기능의 재킷(ICD 플러스)을 공동 개발, 눈길을 끌었다. 이 재킷에는 휴대폰과 MP3, 리모컨 등이 달려 있어 옷깃을 올려 전화를 걸고 리모컨으로 MP3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재킷처럼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어 일부 산업 부분을 제외하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선 크게 활성화 되지 못했다. ▦착용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가벼운 무게 ▦신체 피로 최소화 ▦원활한 무선인터넷과 이동통신환경 ▦전자파에 대한 안정성 ▦사생활 보호 등 넘어야 할 벽이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마트폰 보급의 증가와 각종 하드웨어의 소형화 추세에 힘입어 웨어러블 PC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종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와 가트너 등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PC 시장 규모는 지난해 569억 달러에서 2016년엔 2,035억 달러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웨어러블 PC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인체 내장형이나 형태 자유 변형이 가능한 시스템 개발 연구들이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앞선 무선인터넷과 이동통신 인프라는 웨어러블 PC 발전의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IT 업체들도 최근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구글의 특수 안경 공개 직후 미 경제전문지인 <포브스> 는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입는 컴퓨터 개발 게임업체인 '밸브'를 방문했다며 "애플의 다음 제품은 입는 컴퓨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기존에 연구됐던 섬유나 의류에 나노기술(NT)과 생명기술(BT)이 더해진 웨어러블 PC가 나온다면 진정한 의미의 유비쿼터스 일상 생활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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