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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페이스북서 인수한 '인스타그램' 성공 뒤엔…파티에서의 만남·인맥이 '돈방석'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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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iew/ 페이스북서 인수한 '인스타그램' 성공 뒤엔…파티에서의 만남·인맥이 '돈방석' 선물

입력
2012.04.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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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바에서 열린 파티에서 20대 청년이 40대 남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청년은 바지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 자신이 구상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고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춘 서비스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요."

하루도 안돼 40대 남성이 연락을 해왔다. 그는 청년에게 25만달러를 투자하고 법률자문을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20대 청년은 다니던 회사에 바로 사표를 냈다.

청년은 당시 26세였던 케빈 시스트롬이고 40대 남성은 벤처 투자가인 스티브 앤더슨이었다. 지난주 페이스북이 10억달러(1조1,4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화제가 된 스마트폰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인스타그램의 얘기다.

인스타그램의 성공 뒤엔 파티에서의 만남이나 학연 같은 전통적인 소통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사업가와 투자자가 그물망 같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사람을 소개하는 샌프란시스코만의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스트롬은 최근 모교인 스탠퍼드대에서 후배들에게 "시간을 들여 주위 사람들이 당신의 존재를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줄 아느냐 만큼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험 제품과 흐릿한 아이디어만을 갖고 있는 시스트롬에 투자를 결정한 앤더슨은 동업자와 함께 일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스트롬은 자연스럽게 스탠퍼드대 2년 후배인 마이크 크리거를 떠올렸다. 시스트롬은 경영, 크리거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을 전공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추가 투자도 받았다. 시스트롬이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일했던 구글의 동료가 투자자 마크 안데르센을 소개해줬다. 페이스북 투자자인 안데르센은 시스트롬이 회사를 설립하기도 전에 25만달러짜리 수표를 써줬다.

짝을 이룬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미국의 성공한 정보기술(IT) 업계 선배들처럼 고기잡이 그물이 널려 있는 샌프란시스코만 인근 창고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시스트롬이 만든 시험작인 버븐(burbn)은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버븐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인 사진 서비스를 특화하고 이름도 '즉석(instant)'과 '전보(telegram)'를 합쳐 인스타그램(instagram)으로 바꿨다.

2010년 10월 6일 마침내 인스타그램을 출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4시간 만에 2만5,000명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인스타그램을 다운받았다. 예상을 넘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생겼다. 여기서 다시 한번 파티 인연이 등장한다. 시스트롬은 아이폰 화면을 보며 "아는 사람 중 누가 가장 똑똑할까"라고 중얼거렸다. 페이스북의 기술 책임자였던 아담 댄젤로가 떠올랐다. 둘은 몇 년 전 '플라스틱컵 맥주 파티'에서 만난 인연이 있었다. 시스트롬과 30분간 통화를 한 댄젤로는 그날 밤 인스타그램에 합류했다. 캘리포니아 공대를 졸업한 댄젤로는 필요한 기술자들을 찾아줬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팝스타 등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스타그램의 인기는 치솟았다. 마침 사진기능을 강화한 아이폰4의 출시도 날개를 달아줬다. 가입자가 3,000만명까지 불어나고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시스트롬은 최근까지 인스타그램 매각에 관심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이달 초 시스트롬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였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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