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다면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겁니다.”
정명훈 서울시교향악단 예술감독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합동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꿈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내가 평생을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꿈처럼 살고 있는데 무슨 꿈이 있겠냐고 대답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3월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연주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은 지난달 14일 파리에서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과 합동 공연을 했다
그는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8월께 한국, 중국, 일본 연주자들이 모여 함께 공연하는 아시안 필하모닉 공연에 북한 연주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15년 전부터 해마다 아시아 지역 연주자들이 모이는 이 행사에 북한 연주자를 포함시켜 호흡을 맞추고 12월께 서울시향과 합동 연주회를 연다는 구체적인 일정도 전했다. 정 감독은 “정치적인 변수가 조금 걱정이 되긴 해도 꼭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30년 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부지휘자로 3년 동안 일했던 정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공연에 대한 깊은 감회도 숨기지 않았다. “부지휘자가 그렇게 많이 지휘를 하는 게 아닌데 참 많이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우리 동포가 로스앤젤레스에 적지 않았지만 (클래식)음악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시향의 이날 공연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기획 공연인 ‘방문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의 하나로 치러졌다. ‘방문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대상은 서울시향, 보스턴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등 3곳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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