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김해 을)은 19일 당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그건 오만이고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생각"이라며 "그 사람들이 바로 대선을 망치려는 사람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인으로서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선을 위해서는) 현재로선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말해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그는 2010년 8월 총리 지명을 받았으나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 4ㆍ27 재보선에 이어 19대 총선에서 '노무현 바람'을 차단하고 승리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그가 금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정부나 새누리당도 국민의 아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나 야권 연대가 마치 정권을 다 잡은 듯이 오만했다. 자신들이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그들이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총선에선 승리했지만 수도권 민심은 여전히 새누리당에 싸늘했다.
"지금의 새누리당 모습으로는 힘들다. 수도권 민심을 어떻게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지 모두 고민해야 한다. 기득권 틀을 깨는 내부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
-당내 일각에서 '대선후보 경선 무용론' '박근혜 후보 추대론' 등이 거론됐는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대선후보로서 승리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더 처절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의석 수에서 이겼다고 하지만 전체 득표 수에선 우리가 졌다."
-지난해 4월 재보선으로 원내에 입성한 뒤 정치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했는데.
"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드렸다. 깨져보니까 스스로 많이 부족했고 공부가 덜 됐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저를 살려주신 지역구에 파묻혀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
-김 의원도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데.
"(전당대회 출마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수도권 대표론'도 나오는데.
"어려운 시기에 당을 추스르고 쇄신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어느 특정 지역 출신이 대표가 돼야 국민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정치 논리에 불과하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등 야권의 친노그룹 대선주자들에 대한 평가는.
"우리 국민 수준으로 볼 때 계파를 활용하는 쪽으로 간다면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근 행보를 어떻게 보는가.
"안 원장이 현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상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안 원장도 이 시점에서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를 분명하게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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