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 114곳의 대형마트가 처음으로 의무휴업을 실시한다. 이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은 실시돼 왔고, 둘째ㆍ넷째 토요일을 의무 휴업일로 지정한 충남 서산에서는 지난 14일 대형마트도 의무휴업이 실시됐지만 전국적 규모로 대형마트가 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휴무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청원이 이어지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마찰도 잇따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법 시행령 공포(10일)와 지자체별 관련조례 개정에 따라 22일 영업을 하지 않는 대형마트는 ▦이마트 41곳 ▦홈플러스 43곳 ▦롯데마트 30곳 등 전국적으로 모두 114곳이다. 서울에서는 강동ㆍ강서ㆍ성북ㆍ송파구, 경기도는 성남ㆍ군포ㆍ부천ㆍ수원ㆍ파주ㆍ광명시, 대구는 달서ㆍ수성구 등에서 대형마트가 쉬게 된다.
다만 아직 조례가 공포되지 않았거나 늦게 공포되어 시행에 들어가지 않은 지역도 많아, 이번에 휴무에 들어가는 곳은 전국 대형마트의 30% 정도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휴무가 실제로 지역 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서울 전역의 대형마트가 둘째ㆍ넷째 주 휴업을 실시하는 6월이 되어야 검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들은 평일의 1.5~2배 매출이 나오는 일요일을 한 달에 두 번 쉴 경우 매출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일 전날이나 평일 등에 사람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5~10%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최근 일부 매장의 개점시간을 오전 10시에서 8시로 앞당기는 등 매출 손실을 상쇄할 방안을 찾고 있다.
휴무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청계천 8가 롯데캐슬 내 복합쇼핑몰인 ‘베네치아몰’에 입점해 있는 이마트 황학점의 경우, 베네치아몰을 분양 받은 투자자들이 황학점을 의무휴업에서 예외로 인정하거나 일요일이 아닌 다른 날로 휴무일을 바꿔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분양이 잘 안 돼 이마트 황학점과 중아트갤러리, 찜질방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공간이 텅 비어 있는 상태인데, 이마트까지 일요일에 문을 닫을 경우 베네치아몰을 찾는 손님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 서울역 점은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관광객과 기차이용객인 만큼 고객불편을 덜기 위해서라도 휴무일일 일요일에서 다른 요일로 바꿔달라고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2001년3월 부산시와 체결한 협약을 근거로 예외 인정을 주장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홈플러스는 매장ㆍ주차장 시설 투자와 함께 매년 16억원 상당의 시설사용료를 내고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한번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요구가 밀려올 것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개별 점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휴일을 강제할 경우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며 “탄력적으로 제도를 적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똑 같은 대형마트라도 대형쇼핑몰에 입점해 ‘대형마트’ 아닌 ‘쇼핑센터’로 등록된 경우는 일요일에도 정상영업을 할 수 있고 똑 같은 대형마트인데도 농협 하나로마트는 아무 규제없이 정상영업이 가능하다”면서 “허점 많은 일요일 의무휴업제도는 보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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