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보석'으로 불린다. 이 곳에 한국인이 처음 설립한 대학이 9월 개교 한다. 탄자니아의 경제수도 다르에스살람 신시가지 중심부에 서울 여의도 절반(120만㎡) 규모로 들어서는 탄자니아연합대(UAUTㆍUnited African University of Tanzania)다. 열린사이버대 총장을 지낸 장성근(67) 순천향대 명예교수가 초대 총장을 맡았다.
장 총장은 1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정규 대학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며 "7월쯤 학생 모집 절차를 거쳐 9월 정식 개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 설립자는 선교사 이진섭씨. 그는 2003년 대학 부지 취득 인가를 받았다. 2009년부터 강의동 신축이 시작돼 개교를 위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010년 탄자니아로 건너간 장 총장은 캠퍼스 내 한국 기념관 설립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서울을 찾았다.
동쪽으로 인도양을 마주한 탄자니아는 철광석 석탄 가스 등의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소말리아 케냐 등 인접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된데다 국제적 리더십까지 갖춰 '아프리카 동쪽 관문'으로 평가된다. 장 총장은 "올해엔 공학, 경영계열에서 각각 60명을 선발하고 농업, 교육, 디자인 등으로 전공을 늘려 10년 안에 학생수를 5,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궤도에 오르면 국내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 토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탄자니아는 중국과 인도 등의 대국들이 치열한 자원 쟁탈전을 벌이는 곳이다. 장 총장은 "오래전부터 탄자니아의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원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의 경우 자원 개발에 30억달러를 쏟기로 했다"며 "자본이 부족한 우리는 교육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통해 연결 고리를 만들어 가야 이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여개의 탄자니아 대학들과 경쟁할 대학을 이끌 수장이지만 장 총장과 탄자니아와의 인연이 그리 긴 것은 아니다. 순천향대에서 정년 퇴직한 2009년 전까지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 정도로만 인식했다고 했다. "퇴직 후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였지만 무위도식하기에는 몸이 너무 튼튼했습니다. 한국전문인선교훈련원에서 일거리를 찾던 중 탄자니아연합대 설립자 이진섭씨가 총장 자리를 제안 했어요."
봉사로 여생을 보내리라 마음을 굳혔던 만큼 장 총장은 "여기면 어떻고 저기면 어떠랴"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가족과 친구 등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다. "그 나이에 무슨 아프리카냐"며 가로 막았다.
하지만 장 총장의 마음은 이미 탄자니아로 옮겨져 있었다. 탄자니아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검은 대륙으로 이끈 것이다. "탄자니아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총장 제안을 덥석 받아들일 순 없었어요. 그래서 한 달 일정으로 탐사 성격의 여행을 했지요. 엄청난 자원을 갖고도 수 십 년째 우리나라의 1960, 70년대에 머물러 있는 탄자니아 국민들의 생활 모습이 여행을 마친 뒤에도 잊혀지지 않더군요."
농사법이나 교통체계 등 사회 모든 분야가 뒤떨어져 있었지만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변화와 발전의 계기를 만드는 데 교육만한 것이 없다는 평소의 생각에 따라 탄자니아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대학을 본 궤도에 보다 빨리 올리기 위해 산학연 벨트 구성에 심혈을 기울일 작정"이라고 말했다. "전 국민이 논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현지의 일자리가 절대 부족한 탓이다. "국내 기업엔 우수한 인력을 공급하고, 현지인에겐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대학이면 금방 자리를 잡지 않겠어요? 탄자니아에 뼈를 묻을 각오로 해보겠습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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