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낙마의 불똥이 전방위로 튀고 있다.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아들 보과과(薄瓜瓜)에 이어 이번엔 보 전 서기의 큰 형 보시융(薄熙永)이 도마에 올랐다. 보 전 서기와 친한 기업인인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은 한 달째 행방불명 상태여서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천샤오핑(陳小平) 홍콩 광따(光大) 사장이 모회사인 광따그룹의 보시융 부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현재 베이징에 있으며 자유로운 상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천 사장은 이날 홍콩 광따의 연간 사업보고서 발표회장에서 "회사 일과 관련, 자문을 구하기 위해 18일에도 그와 전화통화를 했다"며 "보 전 서기 사건과 회사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없다"며 "모든 업무가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천 사장은 그러나 보시융 부회장이 최근 연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03년부터 광따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보시융은 2007~2011년 연례 이사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보 전 서기 파장이 그의 형제들에게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 전 서기가 다롄시장으로 있을 때 급성장한 다롄스더그룹의 쉬 회장은 한 달이 넘도록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으면서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있다. 회사는 근거 없는 위기설을 유포한 매체를 사법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사실상 부도 직전이라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징(新京)보는 19일 "다롄스더그룹이 30억위안(약 5,432억원)의 주식을 저당잡힌데다 지난 한달 동안 8억위안(약 1,450억원)의 사채를 빌렸는데 사채 이자가 월 4.5%에 달한다"고 전했다. 쉬 회장은 지난달 15일 경제 범죄 혐의로 중앙기율검사위로 끌려간 뒤 지금까지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다이베이허에 구금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롄스더그룹은 화학, 은행, 보험 등의 분야에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중국 내 민영기업 순위로는 66위이다.
한편 보과과의 신변과 관련,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9일 "그는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5일 일부 언론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재학중인 보과과가 12일 밤 보스턴의 아파트에서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와 함께 모처로 떠났다고 보도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그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베이징=박일근 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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