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공간이 포화돼 매장이 중단된 국립 서울현충원에 수목장이 추진된다.
정진태 서울현충원장은 18일 기자간담회 열고 "서울현충원의 안장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장묘문화 정착을 위해 수목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현충원 북쪽의 충혼당 인근 숲을 시범대상지로 정해 우선 100위 정도를 모실 계획"이라며 "화장한 유골을 유골함에 넣어 나무 밑에 묻는 방식보다는 화장한 유골을 나무 주위에 뿌린 뒤 나무 주변에 판석을 설치하는 방식이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는 수목장을 마련하되 건물벽면에 위패를 모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955년 '국군묘지'로 조성된 서울현충원은 애초 매장과 화장을 병행할 수 있었으나 1985년 일반 장병 묘역의 매장공간이 모두 차 국가원수 정도에 대해서만, 그것도 심사를 거쳐 선별적으로 매장되고 있다. 2006년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도 대전현충원에 묻혔다. 이에 따라 서울현충원은 2006년 화장 후 안치할 납골시설인 충혼당을 건립했고 2만863위를 안치할 수 있는 공간에 현재 4,283위가 안치돼 있다. 아직은 다소 공간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매년 안치되는 숫자가 건립 첫해인 2006년 484위에서 지난해 896위로 증가하는 등 크게 늘고 있어 이조차 공간포화 문제가 잠복해 있다.
서울현충원의 공간부족으로 1982년 대전현충원이 조성됐고, 대전현충원은 80% 이상 화장 후 유골함을 매장하는 방식인데도 2020년이면 찰 것으로 예상될 만큼 장묘공간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현충원에 수목장이 가능하려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통과돼야한다. 이 법은 국립묘지에도 유골을 나무, 꽃,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는 자연장 도입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국가보훈처 국립묘지정책과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국립묘지를 새롭게 조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친환경적인 장묘문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충원 내 수목장 조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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