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A(14)군이 자살한 이모(14)군 외에도 다른 학생들을 많이 괴롭혔다는 진술이 나왔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18일 A군의 이름을 딴 모임 'OO패밀리' 회원 10명에 대한 조사결과 A군이 자신보다 약한 학생들을 자주 괴롭히고 돈을 빼앗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모임에 속한 B(14)군은 지난 한 해 동안 A군으로부터 학교와 집 등에서 20여회 팔과 가슴, 다리 등을 멍이 들 정도로 맞았다. 숨진 이군처럼 A군의 강요로 모임에 가입한 B군은 또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수 차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돈을 가져오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이 모임 학생들은 만날 때마다 회비 명목으로 각 2,000∼3,000원을 내고 PC방과 빵집 등을 다녔으며 A군은 남은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키 171㎝에 몸무게가 110㎏이 넘는 A가 위협적이어서 반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A군은 학교폭력으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쓰고 벌도 받았으나, 별도 관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의 이름을 딴 모임은 A군이 2010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동창 6명과 어울리며 각자 성(姓)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 다른 조직'으로 불리다 명칭을 바꿨으며, 모임에 속한 학생들은 지난해 3명 올해 1명이 늘어나 모두 10명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숨진 이군과 같은 반 친구 29명 중 일부는 17, 18일 위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심리검사에서 이상 결과를 보여 정밀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센터는 이 학교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은 숨진 이군과 가해 학생 3명의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컴퓨터 이메일 등을 복원, 이군의 자살을 둘러싼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영주=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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