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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냉장고 손 들어준 美 I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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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냉장고 손 들어준 美 ITC

입력
2012.04.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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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반덤핑 관세부과로 전면 중단 위기까지 몰렸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미 냉장고 수출이 극적으로 재개됐다. 내심 15억달러(1조7,000억원)에 달하는 미국시장을 포기하는 것까지 각오했던 두 회사는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됐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냉동고형(냉장고가 상단에 있고 냉동고가 하단에 있는 유형) 냉장고의 덤핑수출 혐의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렸다. ITC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심사 결정문에서 "한국 업체가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ㆍ상계관세 부과와 관련, 부정적 결정을 내렸다"고 명시했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세로 주력냉장고 시장을 잃게 되자 두 회사를 덤핑혐의로 제소했다. 이에 미 상무부는 덤핑혐의가 인정된다며 LG전자에 최고 30.34%, 삼성전자에 최고 15.95%의 반덤핑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하지만 ITC는 이 같은 상무부 결정에 제동을 걸었다. ITC는 "미 상무부가 최근 해당제품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과 덤핑수출을 인정했지만 ITC는 미국 관련 산업이 이로 인해 구체적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위협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기각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한 ITC 회의에선 표결에 참가한 5명 전원이 모두 부정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ITC는 덧붙였다.

ITC가 상무부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과거 전례로 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TC가 상무부 결정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면서 "월풀이 냉장고시장에서 밀려난 것은 가격(덤핑) 때문이 아니라 품질과 기술력 때문이라고 ITC가 판단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만약 ITC가 상무부와 같이 반덤핑 관세 부과결정을 내렸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15~30%의 벌칙성 관세를 물 경우, 도저히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 이렇게 되면 미국 냉장고시장의 약 절반(46%)을 점유하는 두 회사는 고스란히 시장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무부에 이어 ITC까지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면 사실상 수출을 포기해야 했고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공정무역과 국제무역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당국도 인정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덤핑관세를 통해 시장회복을 기대했던 월풀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월풀 주가는 장중 5.6% 급락하기도 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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