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결제사이트를 해킹, 헐값으로 물건을 사들인 뒤 되팔아 수억원을 챙긴 20대 해커가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쇼핑몰 25곳을 해킹해 정가의 10% 이하로 가격을 조작, 물품을 구매한 뒤 자신이 사용하거나 이를 되팔아 모두 2억7,000만여원을 챙긴 혐의(상습컴퓨터등사용사기 등)로 이모(20)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해킹했다. 900만원짜리 상품 가격을 정가의 0.001%인 9,000원으로 조작해 결제한 뒤 물건을 배송받기도 했다. 한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에서는 1년 동안 380차례에 걸쳐 정가의 10%(1,900만원)만 지급하고 1억9,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1억원 정도의 현금으로 바꿔 유흥비에 썼다. 이씨는 상당수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가 전자결제 대행업체에서 결제 승인된 금액과 실제 물품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물품을 보내준다는 점을 노렸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가족에게 자신이 외국계 유명 정보통신회사 개발팀장인 것처럼 속였다. 이씨는 수입자동차 용품 판매 사이트를 해킹해 4,200만원 상당의 수입 타이어오일 등을 배송받은 뒤 자신이 장기 리스한 고급 수입 스포츠카에 사용해 자동차 경주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의 주문 페이지는 암호화가 돼 있지 않아 전문 해커가 아니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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