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의 수뇌부가 진보 학자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삼성은 18일 수요사장단 회의에 진보성향인 김호기(사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초빙, ‘2040세대와 선거’라는 주제로 강의를 경청했다.
김 교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냈다.
보수성향 강한 삼성의 수뇌부가 진보논객을 초청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 삼성 관계자는 “수요사장단 회의는 여러 사회적 현상을 공부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이기 때문에 진보냐 보수냐를 가리지 않는다”면서 “총선 전에 이미 김 교수에게 강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 사장단의 관심은 역시 확산되는 반재벌 정서였다. CEO들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사회적 이해가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기업의 생산과 이윤추구 활동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약자에 대한 배려나 동반성장 같은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치우침 없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얘기였다. 김 교수는 “두 가지 지속가능성은 항상 충돌과 갈등이 있는 만큼 어느 하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