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이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선후보 안철수'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정치권 안팎에선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범야권 후보로 나서거나 제3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 적어도 범여권 진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다.
야권 인사들은 대체로 안 원장의 파괴력을 높이 평가한다. 물론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다는 전제가 있다. 민주통합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기존 야권의 지지층에다 중도까지 포괄할 수 있고,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높일 수 있어서 대선 지형이 굉장히 유리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 충청권 당선자도 "안 원장의 최대 장점은 합리적 보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확장성"이라며 "안 원장이 2002년 대선 때처럼 제3지대에 머물다 민주당 경선을 거친 후보와 겨뤄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파괴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계론도 만만치 않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은 좌우 모두 지지하지만 현실정치에 뛰어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서 진영 논리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부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가 높게 나오는 건 현실이 아닌 미래를 얘기하기 때문"이라며 "대선후보가 되려면 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안 원장이 여야 구도를 뛰어넘는 제3세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관계자는 "안 원장이 야권에 참여하기 보다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정치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대선에선 기존 정치권이 구심력을 행사했지만 이번 대선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야권 관계자는 "그동안 안 원장의 행보를 보면 2007년 대선 과정에서 힘없이 무너졌던 고건 전 총리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현실정치에 참여해 부딪치고 극복해내지 않는 이상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대통령이란 자리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과 정책수행 능력을 요구한다"며 "안 원장이 대선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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