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즐겁게 뒹굴지만 부모들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모래 속 유리조각 같은 이물질에 다칠까, 중금속이나 기생충 등에 모래가 오염돼서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는 모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뛰놀 수 있도록 12일 하계 상상어린이공원을 시작으로 매봉어린이공원과 종달새어린이공원 등 3곳의 놀이터 내 모래를 소독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양천구도 지난달 상상어린이공원 12곳의 모래소독을 마쳤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모래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폐타이어를 활용한 매트를 깐 놀이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자연친화적이지 않은 데다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아 이번 사업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래 빨래'는 먼저 놀이터의 모래를 갈아 엎어 쓰레기나 유리 등의 이물질을 제거한 후, 고농도 오존수를 살포해 모래 속 세균을 소독한다. 마지막으로는 무기항균제를 살포해 살균성분을 코팅한다. '모래 빨래'를 구경하러 나온 주부 김성숙(48)씨는 "아이들이 고무매트보다는 모래놀이터에서 노는 게 더 좋지만 위생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며 "구에서 이렇게 주기적으로 세척을 해 준다면 부모로서는 마음이 노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는 이와 함께 최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구내 모래놀이터의 모래에 대한 중금속 검사와 기생충란 검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각 자치구의 의뢰를 받아 개회충란, 고양이회충란, 사자회충란, 토양선충란 등 4개 기생충란과 카드늄, 구리, 비소, 수은, 납, 6가크롬, 아연, 니켈 등 8개 중금속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내 모래놀이터에 대한 검사에서는 모두 적합 판정이 나왔다. 서울시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이 7,307개가 있고 이 중 모래 놀이시설은 3,721개에 이른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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