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지망생 상습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O연예기획사 대표 장모(51)씨가 2006년부터 성폭행을 일삼아왔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7일 "구속된 장씨가 기획사 설립 초기인 2006년부터 지금까지 연예인 지망생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지속해왔고 기획사 지하 연습실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 미성년자 2명을 포함, 11명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앞으로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장씨와 함께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아이돌 가수 2명 외에 가수 A씨도 성폭행에 가담한 혐의를 잡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장씨 지시로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했고, 폐쇄회로(CC)TV로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조직폭력배 출신에다 연예계 인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린 탓에 기획사 내에서 장기간 성폭행 범죄가 자행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성폭행 행태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소속사 남성 가수 및 남성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여성 연습생과 신인 연기자를 성폭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CCTV를 통해 성폭행 장면을 지켜봤다. 장씨는 또 소속사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들이 함께 하는 술자리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최음제를 탄 술을 마시게 한 뒤 다른 남성 연예인들과 함께 피해자들을 집단 성폭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10일 O사 압수수색과정에서 확보한 CCTV 자료를 정밀분석, 장씨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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