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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피하자" 美 시민권 포기자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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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피하자" 美 시민권 포기자도 속출

입력
2012.04.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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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동이 미국 정책을 돕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게 지긋지긋하다"며 미국 시민권 포기를 선언한 슈퍼맨. 세계 위기 해결에 앞장선 만화 속 액션 영웅은 "세계인으로 살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현실 속 미국인이 시민권을 포기하는 이유는 그처럼 고상하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800명이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과 그린카드(영주권)를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는 미 연방 국세청(IRS)이 1998년 시민권 및 영주권 포기자 명단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2008년과 비교하면 무려 8배나 되고 2008년과 2009년을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 국민은 외국에 거주하더라도 매년 세금 보고를 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세금 보고를 해야 하는 해외 거주 미국 국민은 약 63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국내 거주자의 세금 보고일인 4월 중순보다 2개월 늦은 6월까지 IRS에 세금 보고를 해야 한다.

세금 보고를 '합법적'으로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민권과 영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IRS는 관보를 통해 지난해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이 1,788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관보에서 이름을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관보 공시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25년간 해마다 평균 1,100명이 시민권을 포기하는 등 시민권 포기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경향은 부유층일수록 더 심하다. 로이터통신은 "부유층들은 '돈이 아닌 사생활 침해와 관료주의 때문에 시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변한다"고 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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