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덕분에 하기 어려웠던 결혼도 했다고 감사해하던 경찰들 생각이 납니다."
'수사반장' 최불암(72)이 35년 만에 경정에서 간부급인 총경으로 승진했다. '수사반장'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최초의 안방 수사극으로 1971년부터 86년까지 방영돼 순간 시청률이 70%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최불암은'수사반장'에서 박 반장 역할을 맡아 880회 동안 열연했다.
경찰청은 17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명예경찰 승진 임용식을 열고 최불암과 연출자 이연헌(70)씨를 명예경정에서 명예총경으로, 극본을 썼던 윤대성(73) 서울예술대 교수를 명예경위에서 명예경정으로 승진ㆍ위촉했다.
세 사람은 드라마가 한창 방영되던 77년 처음 명예경찰로 임용됐었다.
최불암은 임용식에서 "사는 곳이 영등포인데 지역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서슴지 않고 나서겠다. 우선 영등포경찰서장부터 만나봐야겠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경찰조직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경제가 좋아져서 빌딩이 높아지면 그 그림자도 짙어진다고 합니다. 경찰은 발전하고 있지만 예산 등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최불암은 "총경이라는 계급은 일선 경찰들도 평생 해도 못 받는 계급일 텐데, 수원 20대 여성 살인 사건으로 질타를 받아 조현오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나가는 상황에서 받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수사반장'이 보여준 경찰상에 대해 경찰 모두가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기고, 당시 수사반장 팀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철저한 자기반성과 노력으로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경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용식에는 '수사반장'에서 단골 범인 역할로 출연했던 임현식(67)이 찾아 축하해주기도 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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