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남쪽 인도양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마다가스카르. 바오바브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희귀 동식물의 낙원이자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는 이 곳이 급속한 지구 환경변화로 앓고 있다. 18일 밤 11시 40분 방송하는 KBS 1TV '수요기획'은 '죽은 자를 위한 산 자들의 축제, 하부리아'라는 제목으로 마다가스카르 최남단 안드로이 지역에서 역경 속에 살아가는 안탄드로이족을 소개한다.
열대우림기후의 마다가스카르에서 유일한 건조기후 지역인 안드로이는 연간 강수량이 350mm에 불과하다. 소말리아 반도와 더불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수량이 적은 지역 중 하나다. 1950년대부터 인도양으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와 토양은 사막으로 변하고 있고 해안에는 거대한 사구가 생겨났다. 사구는 농토는 물론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까지 삼켜 몇 십 년째 가뭄과 기근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가시덤불숲의 사람들'이라는 뜻의 안탄드로이족은 이 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대대손손 살아야 할 신성하고 소중한 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건조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카사바와 옥수수를 주식으로 소와 염소를 기르며 초지를 찾아 떠도는 반 유목생활을 한다. 이들에게 소는 가장 귀중한 재산이자 행복의 척도이며 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와 같다.
안탄드로이족에겐 장례를 두 번 치르는 풍습이 있다. 시신을 매장한 뒤 두세 달 뒤 온 부족민들이 모여 또 한 번의 성대한 장례식을 치른다. 이를 '하부리아'라고 부르는데 부족민들은 망자가 소유했던 모든 소를 도축해 함께 나누고 소뿔로 무덤을 장식한다. 망자에게 동반자였던 소를 함께 보내기 위해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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