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극좌 후보와 극우 후보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공산당과 좌파전선의 공동후보 장 뤽 멜랑숑(61)이 내달 6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유력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의 최근 1차 투표 지지율 조사에서 멜랑숑은 14.5%를 기록,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15%)와 3위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1월만해도 6~7%에 불과했던 멜랑숑이 급부상한 것은 유권자들이 유력 후보들의 정책에 실망, 그의 파격적인 개혁안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멜랑숑은 연소득 36만유로(5억3,200만원) 이상은 전액 100% 과세하고, 월 최저임금을 1,700유로(250만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내세워 실업과 저임금에 허덕이는 젊은 층과 노년층 등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중도성향에 만족하지 못한 좌파 유권자들이 대거 멜랑숑에 쏠리고 있다. 올랑드의 지지율이 최근 급감한 까닭이기도 하다.
2000~02년 교육장관, 상원의원 등을 지낸 멜랑숑은 2008년 사회당에서 나와 좌파당을 설립했다. 트로츠키주의자인 그는 뛰어난 언변과 카리스마로 냉전 이후 2% 대의 지지율로 몰락한 공산당을 다시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극우파 르펜도 위협적이다. 르펜은 유로화 탈퇴와 이민정책 강화 등을 앞세워 경제위기와 높은 실업률에 고통 받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와 노동자들로부터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
르펜과 멜랑숑은 당선 여부를 떠나 결선에서 후보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펜은 "멜랑숑은 올랑드의 지지자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니콜라 사르코지와 동맹을 맺었다"는 말로 멜랑숑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진보 진영의 멜랑숑이 올랑드를 제치고 결선투표에서 사르코지와 맞대결하면 극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르코지에게 몰표를 던질 것이라는 의미다.
현지 언론 프랑스24는 사르코지와 올랑드의 결선 대결에서 멜랑숑의 지지세력들이 올랑드를 지지할 것으로 보여 결국 올랑드가 큰 차이로 사르코지를 이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르코지도 결선에서 극우 르펜의 지지 세력을 흡수할 수 있을지에 사활이 걸려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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