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최대 계파인 친노 그룹은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2명의 대선 주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구상도 복수로 구사할 수 있다. 같은 뿌리 출신이기에 두 주자가 따로 나서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관심의 초점은 둘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할지 여부에 모아진다.
현재까지 성적으로는 문 고문이 우위에 있다. 이번 총선에서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할 야권 후보 중에는 가장 앞서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박남춘 전해철 전 수석 등 가까운 친노 인사들이 총선에서 대거 당선돼 당내 후원 그룹도 두터워 졌다.
반면 김 지사는 대중적 지지도가 낮은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이번 대선에는 문 이사장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4ㆍ11 총선에서 패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부산ㆍ경남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문 고문에겐 총선 책임론이 거론되는 반면 총선에서 비껴나 있던 김 지사에게는 새롭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12일 "국민이 여당을 심판하지 못한 야당을 먼저 심판한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친노의 간판이 문 고문에서 김 지사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상승세가 주춤한 문 고문보다 신상품인 김 지사를 내놓고 새롭게 대선 구도를 그려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문 이사장에 비해 권력 의지가 강한 김 지시가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판도가 급격히 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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