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를 이끌 왼손에이스가 등장했다.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의 전지희(20)가 주인공이다. 중국에서 귀화한 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2011년 대한탁구협회가 선정한 한국탁구를 빛낸 최우수선수로 뽑힐 정도로 장래가 기대되는 신예다.
왼손 셰이크핸드형인 전지희는 1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제58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전지희는 결승전에서 같은 유형인 박영숙(한국마사회)을 4-3으로 제압하고 개인단식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은 "같은 왼손 전형간 대결이라 까다로웠지만 지희가 잘 이겨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전지희는 전국체전에서 개인단식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이번 대회 개인복식에서도 유은총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지희는 당예서와 석하정(이상 대한항공)에 이은 귀화 3호 선수. 2011년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신인 전지희는 데뷔 첫해부터 잇따른 '대형사고'를 쳤다. 국제탁구연맹(ITTF) 일본 오픈 21세 이하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그는 모로코 오픈에서는 21세 이하와 일반부 단식 정상에 오르며 한국탁구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종합선수권에서는 김민석(KGC인삼공사)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금메달까지 따냈다. 전지희는 '왼손 당예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인 푸시와 빠른 템포의 공격이 강점이다. 왼손 전형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개인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100위권 밖이었던 세계 랭킹도 2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경아(15위ㆍ대한항공)와 석하정(21위ㆍ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선수 중에 세 번째로 랭킹이 높다. 159㎝의 단신이지만 왼손잡이에다 서브에 이은 3구 공격 능력이 빼어나 발전 가능성이 크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전망이다.
그 동안 대표팀에 특출한 왼손에이스가 없었다는 점에서 전지희의 존재 가치는 더욱 크다. 전지희의 성장으로 좌우 밸런스가 이뤄진다면 한국 여자탁구는 세계무대에서 더욱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전지희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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