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최대의 금기로 여겨지는 자본주의적 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경제개혁을 촉구했다고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1월28일자 김정은 제1비서의 발언록에 따르면 김 제1비서는 "경제부문 일꾼과 경제학자가 경제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해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로부터 '자본주의적 방법을 도입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어 경제관리의 방법론에 의견을 갖고 있어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가 위축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 제1비서는 또 "비판만 해서는 경제관리 방법을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할 수 없다"며 "터부없는 논의를 통해 자국에 맞는 경제 재건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이론이나 과학적 계산에 근거하지 않는 경제관리야 말로 가장 큰 문제"라고도 했다.
발언록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탄생 70주년(2월16일)을 20일 앞두고 생필품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현실에 대한 초조함도 담겨있다. 김 제1비서는 "공장과 기업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인민 생필품의 생산도 보장이 안돼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며 "인민들에게 공급될 축하 물자마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인민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따른다"며 "이런 훌륭한 인민에게 더 우수한 물질, 문화생활을 보장해 인민들이 언제나 '노동당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 간부의 조치를 촉구했다.
조선 노동당 관계자는 "김정은 비서가 최근 당 간부에게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상관없이 활용할 방법이 있다면 도입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0월 자본주의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정했지만, 김 제1비서는 오히려 경제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자본주의에서 찾고 있다"며 "발언록을 토대로 볼 때 북한이 조만간 대대적인 경제개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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