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가 선종구 회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 회장의 배임ㆍ횡령 금액은 총 2,590억원으로 하이마트 자기자본(1조4,282억원)의 18.1%에 달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법인의 경우 자기자본의 2.5%가 넘는 배임ㆍ횡령이 발생하면 주권매매 거래를 정지시키고 15일 이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화의 배임 혐의와는 달리 하이마트는 선회장의 횡령 외에도 납품업체 등에서 리베이트를 챙기는 등 장기간 여러 사람이 관련돼 있어 훨씬 복잡하다”며 “회사가 제출한 지배구조 개선계획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상장폐지위원회를 다시 열어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하이마트가 상장폐지까지 이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이 99.29%, 이들의 투자금이 2,919억원에 달해 증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이날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2,400억원 상당의손실을 끼치고 변칙 증여를 통해 745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선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하이마트 인수에 도움을 받는 조건으로 이면계약을 맺은 유진그룹 유경선(56) 회장을 불구속기소하고, 거래업체로부터 납품청탁 대가로 14억원을 받은 김효주(52) 하이마트 부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청탁 대가로 107억원을 받고,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의 연봉을 48억원 증액하는 등 회사 자금 182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선 회장이 2007년 말 2차 매각 때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현금 400억원과 하이마트 지분 40%를 액면가로 받을 권리를 취득하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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