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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지원금? 원장 좋은 일만 시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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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지원금? 원장 좋은 일만 시키네요"

입력
2012.04.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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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원장이 저는 누리과정 수당(월 30만원)을 받으니 월급 안올려 주겠다네요. 원장님이 누리수당에 10원이라도 돈 보태십니까? 나라에서 제 통장에 넣어준 건데."

"저는 누리수당 받는다고 월급을 10만원 깎았어요, 이건 뭐 원장 좋은 일만 시키네요. 나라에서 교사에게 주는 돈으로 원장들이 이득 보려고 하네요."

영유아 보육 교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K사이트의 게시판에 근래 자주 올라오는 사연이다. 누리수당이란 올해 3월부터 만5세 아동에 대한 누리과정(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하고 공통 교육과정을 제공하도록 한 제도)이 시작되면서 5세 담임교사에게 지원되는 월 30만원의 수당이다. 현재 민간보육교사는 원장이 정하는 기본급에, 만 0~4세 교사는 정부에서 월 5만원의 근무환경개선비를, 만 5세 교사는 월 30만원의 수당을 받도록 돼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별도의 처우개선비를 월 수십만원 가량 지원받는다.

하지만 이 수당이 일부 민간어린이집 원장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원장이 교사들의 통장을 직접 관리하거나 월급을 낮춤으로써 직ㆍ간접적으로 수당을 가로채는 것. 국ㆍ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인건비가 호봉에 기초해 지급되지만, 민간어린이집은 보육교사와 원장간의 계약에 의해 월급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0~4세 교사 수당(근무환경개선비ㆍ월 5만원)은 정부가 처음부터 원장의 통장에 넣어준다.

올해 처음 보육교사를 시작한 A씨는 게시판에 "원장님이 교사들을 모아놓고 수당과 처우개선비가 입금되는 통장과 도장을 모두 내놓으라고 했다"는 사연을 올렸다. 이에 대해 다른 보육교사는 "절대 통장을 주면 안 된다. 처우개선비마저 다 못 받을지 모른다, 나도 예전에 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나도 그렇게 해서 처음에 월급을 60만원밖에 못 받았다. 원장한테 확실히 말하든가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수당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본급을 낮게 받는 경우도 흔한데, 이 기본급이 정부가 책정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이모(32)씨는 "신입교사는 원에서 주는 게 딱 97만원이고, 처우개선비 등을 합쳐 127만원을 받는다"며 "원장들도 월급 덜 주려고 경력을 거의 안 뽑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어린이집 평가 때 경력교사 비율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씨는 4년차 경력교사로 유일하게 뽑혀 월 15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어린이집 교사는 경력 5년차인데 4대 보험료 빼고 실수령액이 106만원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인건비, 급식비, 운영비 등을 포함해 적정 보육비용이 얼마인지를 계산해 놓은 표준보육비용에는 0~5세 교사가 정원을 채워서 아이들을 돌볼 경우 한달 인건비로 월 151만8,530원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기초해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보육료에 교사 기본급으로 월 129만~161만원 가량(아동 정원을 채웠을 때)을 책정한다.

물론 정부가 표준보육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3~5세의 경우 실제로 지원받는 보육료는 학부모로부터 받는 금액까지 합쳐 표준보육비용의 85~95% 수준이다. 원장들은 올해 보육료가 동결돼 물가상승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각 지자체에 신고하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월 수익은 보통 300만원 정도이다. 그러나 신고액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특별활동비 등 부모에게서 별도로 받는 금액까지 감안하면 지역에 따라 월 수익이 1,000만원에 가깝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인천 한 구청의 담당자는 "별도의 신고가 없는 한 회계서류상으로 문제를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클린카드제를 도입해 어린이집이 비용을 쓸 때 소액이 아니면 모두 카드로 결제하게 해서 회계를 투명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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