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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애플 특허전쟁 1년… 협상-강경 갈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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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애플 특허전쟁 1년… 협상-강경 갈림길에

입력
2012.04.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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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15일로 꼭 1년을 맞았다.

작년 4월15일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S 등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지적재산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그때만해도 IT업계에서 흔히 있는 특허분쟁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양사의 특허소송은 전 세계 9개국 13개 법원으로 확대됐다. 한쪽이 소송을 내면 다른 쪽이 맞소송을 내고, 패소하면 항소하고, 가처분소송이 실패하면 본안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확대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쯤 되면 통상적인 지적 재산권 다툼이 아니라 시장패권을 다투는 전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년의 득실을 따져보면 일단 삼성이 얻은 게 많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낼 때만해도 애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애플이 저렇게 공세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를 위협적인 경쟁자로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과 싸움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급부상했다는 평을 받는다. 노근창 HMC 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애플과의 힘겨루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글로벌 IT업계에 알렸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는 얻는 게 많다"고 말했다.

애플은 반대다. 애초 소송을 낸 목적이 삼성전자의 부상을 막겠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특허전쟁 와중에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을 더 늘렸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 시장 1위와 전체 휴대폰 시장 1위 자리를 함께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손익계산서에도 불구, 싸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양 쪽 모두 잃는 것이 많아지는 '네가티브 섬(negative sum)'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허소송전의 최대 승자는 삼성전자도 애플도 아닌 (막대한 수임료를 챙기는) 변호사들" "새로운 기술을 개발보다는 만든 기술을 지키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기류는 법원판결에도 반영돼, 최근 들어선 계속 원고패소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양 사가 완제품(스마트폰) 쪽에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도 부품(반도체 LCD 등)쪽에선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이러니컬한 대목이다. 양사 내부에서도 ▦부품 쪽에선 타협론 ▦스마트폰 쪽에선 전쟁불사론을 펴는 등 화전(和戰)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특허전쟁이 장기화되고 소모적 양상을 띠면서 양사 수뇌부도 깊은 고민을 하는 등 분수령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허전쟁의 향방은 강경론과 협상론 가운데 수뇌부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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