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순방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3일 영국의 옛 식민지인 미얀마를 공식 방문했다. 1962년 미얀마 군부의 정권장악 이후 첫 서방 지도자의 방문이다. 그는 또 48년 미얀마 독립 이후 이곳을 처음 방문한 영국 총리로 기록됐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양곤에 있는 아웅산 수치의 집을 찾았다. 캐머런 총리는 수치와 회담을 갖고"버마는 변하고 있으며 이제 세계가 화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무기 금수를 제외한 제재를 잠정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치는 "제재 중단은 개혁에 힘이 될 것"이라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반드시 갈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수치를 방문하기에 앞서 미얀마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세인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의 방문을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고 캐머런 총리는 "버마(미얀마의 영국식 국명)처럼 개혁이 시작되는 곳이라면 영국은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캐머런 총리는 양곤으로 이동, 1일 치러진 선거에서 의회에 진출한 아웅산 수치를 만났다. 캐러런 총리는 수치와 미얀마 제재에 관해 논의하며"버마는 변하고 있으며 이제 세계가 화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반드시 갈 수 있을 것"며 "민주적 개혁에 대한 세인 대통령의 진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 미얀마 경제제재 해제조치에 이은 캐머런 총리의 미얀마 방문으로 유럽연합(EU)의 미얀마 제재도 곧 풀릴 것으로 보인다. EU는 2월 세인 대통령을 포함한 미얀마 관리 87명의 여행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무기금수 ▦미얀마산 보석거래 금지 ▦미얀마 인사 500여명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당초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국만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바꿔 미얀마도 순방 일정에 포함했다.
한편 주요8개국(G8) 외무장관들은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회의를 열고 "미얀마가 민주개혁과 국가화합을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미얀마가 국제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제재완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G8은 미얀마에 모든 정치범 석방, 소수민족 보호 등의 추가 개혁조치를 요구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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