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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11 총선/ 지역주의 벽에 도전했지만… 줄줄이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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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11 총선/ 지역주의 벽에 도전했지만… 줄줄이 낙마

입력
2012.04.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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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도 영ㆍ호남 지역주의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대부분의 후보가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낙동강 벨트'인 경남 김해갑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한 민주통합당 민홍철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정치권의 화제가 됐다.

총선 초반부터 승리가 유력시 됐던 민주통합당 문재인(부산 사상) 후보와 현역 재선 의원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후보를 제외하면 사지(死地)에서 당선된 후보는 민 후보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그의 승리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변호사 출신인 민 후보는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재선의 김정권 후보를 1,000표 가량의 차이로 제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는 영남 지역 중에서도 친야(親野)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곳이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이 김해갑ㆍ을을 모두 차지했고,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김해갑을, 대통합민주신당은 김해을을 각각 나눠 가졌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김해갑에서 승리한 것은 '노풍(盧風)'에 '문풍(文風ㆍ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의 바람)'이 더해진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또 친여(親與) 표가 김정권 후보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김문희 후보에게 분산된 것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옆 지역구인 김해을에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출마했다가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번 총선에선 상대 당의 오랜 텃밭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후보가 유달리 많았다. 새누리당 이정현(광주 서구을) 정운찬(전북 전주 완산을) 후보와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영춘(부산 진갑) 문성근(부산 북ㆍ강서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가 살아 돌아오는 데 실패했지만, 대부분이 30~40%대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언젠가는 지역주의의 공고한 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보여 준 것이다.

이정현 후보는 선거 기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 때 1위에 올라 '호남에서 27년 만에 새누리당 의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으나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에게 약 11%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의외의 선전을 했던 같은 당 정운천 후보도 호남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선의 김부겸 후보는 새누리당 '텃밭 중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 도전장을 냈지만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인 이한구 후보에게 약 13%포인트 차로 졌다. 친노 인사인 문성근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16대 총선 때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출마했던 부산 북ㆍ강서을에 출마했다가 쓴 잔을 마셨다. 최인호 후보와 김영춘 후보는 개표 중반까지 새누리당 후보들과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패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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