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의 비밀병기' '김근태의 바깥사람'으로 불리는 인재근(58) 민주통합당 후보가 4년 전 빼앗겼던 남편(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역구를 되찾았다. 서울 도봉갑은 고 김근태 고문이 12년 동안 지켜오다 18대 총선에서 1,280표차로 신지호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한 지역구다. 인 당선자는 58.5% 득표로 유경희(46) 새누리당 후보(40.1%)를 압도했다.
1953년 인천 강화도에서 태어난 인 당선자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으며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초대 총무, 서울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서민통)의장 등을 역임하며 군사독재정권에 맞섰다. 최근까지 한반도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비밀병기'는 김 고문이 생전에 인 당선자를 부르던 애칭이고 '김근태의 바깥사람'은 김 고문이 감옥에 있을 때 밖에서 뛰는 인 당선자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김 고문의 부인이기에 앞서 오랜 정치적 동지였던 그는 남편이 고문기술자 이근안으로부터 9차례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한 사실을 세상에 알려 1987년 남편과 함께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월 22일 전략공천 1호로 민주통합당에 영입된 그는 19대 총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이 자리에 김근태가 있어야 하는데 혼자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그가 남긴 유언 '2012년을 점령하라'를 실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인 당선자는 지난달 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공개지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고배를 마신 유 후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유한콘크리트 산업 대표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부회장을 지낸 여성 CEO다.
인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해지자 "오늘의 승리는 도봉의 승리이고,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김근태의 승리"라며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살리고 후퇴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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