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만 은밀하게 열었다가 닫는 온라인쇼핑몰이 등장했습니다. '19금' 표시까지 붙어 청소년들은 상품을 볼 수도 구매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뭐를 파는 데일까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신세계몰은 지난 2일부터 밤 10시에서 새벽 6시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 매장을 열었습니다. 일반 속옷과는 다른 '야한' 란제리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지요.
사실 일반 속옷은 수많은 인터넷몰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굳이 성인들만 볼 수 있게 하지도 않지요.
그러나 이 팝업 매장은 좀 다릅니다. 모든 제품이 미국 수입산이고 남성과 여성을 위한 '이벤트용' 란제리가 많습니다. 연인이나 부부들이 입을 법한 란제리들을 주로 파는 것이지요. 스타킹 재질로 상반신까지 연장된 형태의 속옷인 '바디 스타킹', 가슴 밑단부터 퍼지는 베이비돌 캐미솔과 팬티 세트 등 상품명도 '섹시 속옷'으로 마련돼 있습니다.
남성 제품도 만만치 않지요. 몸매 보정을 위해 여성들의 원피스수영복 형태의 남성용 '바디 수트', 두 개의 줄이 허리와 엉덩이 아랫부분을 감싸는 형태의 팬티 '조크스트랩' 등은 제품 사진만 봐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모델들이 착용한 사진이 무척 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이 매장은 입장부터 비밀스럽습니다. 소비자들은 언더웨어 카테고리를 열면 보이는 팝업 배너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들어왔다고 해도 상품을 바로 볼 수 없습니다. 제품 사진들 대신 '19금' 표시를 먼저 만나게 되지요. 회원 로그인을 통해 성인인증을 받아야만 상품 조회 및 구매할 수 있습니다(사진).
신세계몰은 이러한 차별화 마케팅으로 언더웨어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한 관계자는 "1~3월까지 언더웨어 매출 비중은 심야 이 시간대에 13%정도였지만, 팝업 매장을 연 후에는 18%로 증가했다"며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제품들을 부담없이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주 고객층은 아무래도 젊은 층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몸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속옷도 패션속옷, 보정속옷 등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더 이채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구매 고객의 절반이 남성이라는 거죠.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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