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미래가 폐수 정화에서 결정될 날이 곧 올 겁니다."
30년 동안 더러운 물을 깨끗한 물로 바꾸는 데만 몰입해온 '물박사'의 진단은 뚜렷했다. 초일류 기업의 도약 여부는 결국 친환경 경영에서 판가름 날 것이란 생각이었다.
9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만난 문태식 LG 히타치 워터 솔루션 공동대표(전무)는 LG그룹내 수처리 사업을 총괄하는 자타공인의 물 전문가. 지난 1982년 발전소용 수처리설비업체인 옛 한국정수공업에 입사한 이후 올해까지 30년 넘게 물만 연구해왔다. 구본무 LG회장이 '100년 영속 기업' 달성을 위해 수처리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언한 가운데 수처리 세계 1위 업체인 프랑스 베올리아워터솔루션앤테크놀로지 한국법인에서 LG전자로 전격영입(2011년8월)됐다. 현재 이영하 LG전자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LG 수처리 사업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그가 폐수 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에게 피가 없으면 살 수 없듯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폐수 정화를 소홀히 하면 산업 동맥경화에 걸릴 수 밖에 없어요. 물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은 이미 나와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폐수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란 게 그의 설명이었다.
특히 독성 강한 산업용 폐수의 경우, 신속한 초기 정화 여부에 따라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순물이 섞이기 전 폐수 정화를 빨리 하면 할수록 비용은 줄어들고 그것이 곧 원가절감으로 이어집니다."
올해 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수처리 시장 규모는 2015년께 1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는 수처리 사업은 근시안적인 사고로 접근하면 힘들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수처리 사업 자체가 단기적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는 인식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수처리 사업을 지속하긴 힘들다"면서도 "수처리 사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윤 추구에서나 사회공헌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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