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부실수사의 책임을 지겠다며 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 청장이 사의를 밝힌 직후 이를 수용했다.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사의를 밝혔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인 뒤 “경찰이 사건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자책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저 혼자 결정한 것”이라고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장의 거취는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뜻이 반영된 ‘사실상의 경질’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 청장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조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본인의 입장을 수용할 것으로 안다”며 “다만 조 청장의 사퇴 시기는 총선이 끝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의 후임으로는 경북 포항 출신인 이강덕(50ㆍ경찰대 1기) 서울경찰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모강인(55ㆍ간부후보 32기) 해양경찰청장, 강경량 (49ㆍ경찰대 1기) 경찰대 학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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