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남학생의 하체를 손으로 치는 등 성추행하다 학생이 반발하자 교무실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 학생이 다음날 뇌출혈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대구시교육청과 대구 달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달성군 한 중학교 신모(56) 교사가 지난 5일 오전 교무실에서 3학년생 A(15)군을 발로 차 넘어뜨리고 수차례 머리를 캐비닛에 들이받았다. 신 교사는 넘어진 A군의 배를 발로 밟고 길이 60cm의 열쇠절단기를 들고 "입을 벌려라. 이빨을 다 뽑아 버리겠다"고 위협하다 주변 교사들의 제지를 받았다.
A군은 몇 시간 동안 학교 보건실에 있다가 귀가했다. 그러나 구토를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6일 오전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뇌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신 교사는 옆 반 학생 A군이 5일 2교시가 끝난 후 휴식시간에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친구에게 빌려준 필통을 받으러 온 것을 보고 A군의 하체를 툭툭 치는 등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사건경위 조사 발표에서 "신 교사가 장난으로 A군의 급소를 치자 A군이 '저도 선생님을 칠 수 있어요'라며 자를 들고 덤벼들었다"며 "신 교사가 '하지 말라'며 A군을 감싸 안는 과정에 신 교사의 눈 밑에 상처가 나자 체벌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군의 가족은 "당시 교실에는 여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또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남학생의 하체를 툭툭 치는 것을 장난이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며 "아이가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교사의 손에 들려 있던 자가 튀어 얼굴에 상처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 교사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법적 합의부터 해 달라고 매달리고 있다"며 "신 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시교육청은 신 교사를 지난 7일자로 직위해제하는 한편,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다. 경찰은 A군의 치료 상태를 고려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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