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제품 때문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이륜자동차(오토바이) 1위 업체인 대림자동차가 품질 보증 기간을 늘려주는 위기 탈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림차는 8일 '시티 에이스 2', 스쿠터라 불리는 'Q2 다이나믹', 250cc 'VJF 250' 등에 대한 무상 품질 보증 기간을 기존 2년 2만km에서 업계 최장인 2년 3만km로 늘린다고 밝혔다. 대림차가 품질 보증 기간을 연장한 것은 예비 고객인 자영업자를 사로 잡기 위해서다. 대림차 관계자는 "베이비 부머들의 창업이 늘면서 시티의 예비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자영업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산이 흉내 낼 수 없는 보증 기간 연장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림차는 부품과 제조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서 품질을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스쿠터(Q2)는 새 모델이 나온 지 2년 만에 또 다시 개선 모델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저가 공세로 대림차의 위기를 부른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1997년 국내에서만 23만 대를 판매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대림차는 지난해 6만 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해 온 '시티 시리즈'와 스쿠터의 판매 부진이 뼈 아팠다. 1980년대 첫 선을 보인 '시티'는 25년 가까이 자영업자 및 집배원, 농어촌 산간 주민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민의 발 역할을 하며 200만대 이상 팔려 '국민 오토바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1997년), 카드대란(2002년), 리먼브러더스 사태(2008년) 등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려 들어와 판매에 타격을 입었다. 2002년 4만4,000여 대를 기록했던 시티의 판매량은 지난해 절반 가까운 2만1,000여 대로 줄었다.
한편 대림차는 이번 보증 기간 연장 조치와 함께 34년 만에 회사이미지(CI)를 새로 바꾸고, 오토바이에 새 마크를 달아줬다. 이륜차 전문 회사의 이미지에 맞게 대림의 머리글자 알파벳 'd'와 이륜차의 배기관을 형상화했다. 대림차 관계자는 "별도 CI 제작에 대해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지만 위기 탈출을 위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살려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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