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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몰카 사기도박' 또 다른 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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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몰카 사기도박' 또 다른 조직 적발

입력
2012.04.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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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사기도박이 벌어진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3년에 걸쳐 10억원을 챙긴 또 다른 사기도박 조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6일 카지노에서 발견된 몰래카메라는 이들과는 별개로 사기도박을 벌이려다 실패한 조직이 카지노를 협박하기 위해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했으면 2개의 도박사기단이 활개칠 뻔했던 셈이다.

강원 정선경찰서는 6일 배모(42)씨와 석모(47)씨 등이 주축이 된 10여명의 사기도박단이 강원랜드 카지노 기기 담당과장 황모(41)씨와 직원 김모(34)씨와 공모해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2차례에 걸쳐 초소형 몰카가 달린 슈박스(카드통)를 통해 바카라 카드패를 읽는 수법으로 사기도박을 벌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황씨 등에게 몰카 설치를 지시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이모(57)씨 외에 사기도박에 연루된 또 하나의 조직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배씨가 지난해 12월 2일 베트남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 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의뢰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국내에 잠적한 석씨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카지노 일대에서 일명 '마카오'라 불리는 배씨와 석씨는 강원랜드 직원 황씨 등을 매수해 몰카가 설치된 슈박스를 바카라 테이블에 설치했다. 이들은 객장과 50여m 떨어진 곳에 주차한 차량 내에서 수신기와 모니터를 통해 카드영상을 본 뒤 유리한 패가 나오면 테이블에서 게임 중인 공범에게 무선진동기로 신호를 보내는 수법을 썼다. 단 몇 장의 카드배열만 미리 알면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바카라 게임의 특징을 악용했다.

석씨는 테이블에서 게임을 할 공범들인 일명 '병정' 10명을 모았고, 배씨는 차량 내에서 베팅을 지시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강원랜드 직원 황씨가 배씨 등으로부터 10%의 사례금(실제로 받은 금액은 1억원)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이들이 최소 10억원 이상을 챙겨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달 29일 중국으로 도주한 유력 용의자 이모(57)씨 일당이 설치한 몰카는 강원랜드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밝혀냈다. 이씨는 이날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장모(42)씨와 함께 지난해 12월 2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아 몰카가 설치된 슈박스를 제작했지만 결함이 발생, 돈을 따지 못하자 지난달 26일 몰카 슈박스를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신고했다. 강원랜드 측이 사기를 벌이는 것처럼 몰아서 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강원랜드에서 20억원 가량을 탕진한 김모(42)씨, 또 다른 이모(42)씨와 짜고 보상금을 30%씩 나누기로 했다가 황씨의 진술로 인해 사기 행각이 들통났다.

이처럼 치밀한 각본대로 사기도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지만 강원랜드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특히 이씨 등의 자작극이 아니었다면 사기도박이 장기간 이어졌을 가능성이 커 허술한 카지노의 감시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강원랜드 측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수사에 적극 협력하고, 조만간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선=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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