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5일 '불법 사찰'논란과 관련, "닉슨 대통령이 물러난 워터게이트 사건과 판박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질 부분이 있는 경우 '하야'도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사전에 인지한 바는 없었나, 혹시 책임질 만한 일을 한 것 아닌가의 부분까지 밝혀질 것 같으면 그것은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그것은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사찰이) 1970년대 초 미국에서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그대로 빼어 박은 것"이라며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닉슨 대통령이 처음에 불법적인 것을 지시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러한 사항이 나온 것을 알고 은폐를 협의했다가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그래서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느 만큼 인식을 했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하야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고 묻자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며 "만일 그런 경우라고 할 것 같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사유는 (그것에 비해) 오히려 경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도 꺼내기 조심스러워 하던 대통령 하야 발언이 여당 비대위원 입에서 나오자 새누리당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이 위원의 발언은 개인 견해"라며 "당의 입장과는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도 "'관련이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대통령의 하야를 운운하는 것은 경솔했다"는 비판론이 많았다. 안상수 전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이 위원이 대통령 하야를 운운하는 것은 오만함의 극치"라며 "새누리당에 있을 자격도 없는 이 위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위원은 4일 밤 총선을 주제로 한 tvN의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참가했다가 중도 퇴장해 논란이 됐다. 이 위원은 밤 11시부터 토론에 참가했다가 토론 시작 4시간 만인 오전3시20분쯤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떴다. 이 위원은 "당초 건강상의 이유로 장시간 토론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tvN측이 3시간만 출연하면 된다고 해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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