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오히려 이스라엘이다."
소설 <양철북> 으로 노벨문학상(1999)을 수상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84ㆍ사진)가 자신의 시를 통해 이란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이스라엘을 이같이 비난했다고 AFP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양철북>
그라스는 이날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발표한 시 <말해야만 하는 것> 에서 "나이 든 내가 마지막 잉크로 이스라엘의 핵이야 말로 세계평화를 저해한다고 왜 말하지 못할까"라고 자문한 뒤 "(과거 독일) 나치의 범죄와 반유대주의라는 비판이 두려워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말해야만>
그라스는 2006년 8월 자전소설 <양파 껍질을 벗기며> 출간을 앞둔 언론 인터뷰에서 나치 무장친위대 복무 사실을 고백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양파>
그라스는 최근 핵무장 능력을 갖춘 돌핀급 잠수함을 이스라엘에 판매하기로 한 독일 정부의 결정에 대해 "(독일은) 이미 예견할 수 있는 범죄의 하청업자일 수 있다"며 "서방의 위선적 태도에 신물이 나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라스의 발언에 전미유대인협회(AJC) 베를린 본부는 "이스라엘 안보정책을 범죄 취급해 위신을 실추시켰다"며 "독일과 이스라엘의 우호관계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반발했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예술가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말로 그라스의 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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