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의 5,000만원을 건넨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은 5일 "아는 분이 마련해 준 돈으로, 그 분이 시중은행에서 돈을 찾아왔다"며 돈의 출처에 대해 입을 열었다. 5,000만원을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는 기존 주장을 바꾼 것으로, 이 돈이 장 전 주무관에 대한 입막음 대가였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류 전 관리관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내가 돈이 없어서 제3자인 '그 분'한테 부탁을 했고, 그 분이 시중은행에서 돈을 찾아와 나에게 줬다"며 "나는 그 돈을 장씨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류 전 관리관의 말은 장 전 주무관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총리실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았다며 "부끄러울 게 없는 돈"이라고 했던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5,000만원의 성격이 '선의의 지원'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 셈이다. 또 관봉 형태의 돈다발 출처도 한국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으로 특정됐다.
그러나 류 전 관리관은 '제3자인 그 분'이 누구인지, 어느 시중은행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향후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전 관리관은 여전히 이 돈이 부정한 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장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직원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모으자고 약속을 했고, 그 전에 내가 미리 만들어서 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씨를 도와준 게 처음이 아니고, 그 전에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은 적도 있고 내 돈을 준 적도 있다"고 말해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돈이 5,000만원 외에 더 있다고 밝혔다.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이날 관봉 형태의 돈 다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은 앞서 "5,000만원은 장석명 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는 말을 류충렬 전 관리관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장 비서관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5,000만원은 나와 전혀 관계없는 돈으로, 언론에 나온 사진을 통해 관봉이라는 돈다발을 처음 알았다"며 "나는 그 돈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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