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 격변을 초래하는 사건이다. 복부의 팽창뿐 아니라 골반 근육의 이완과 확장, 유방비대, 골격 변화, 호르몬 분비 변화로 인한 다양한 체내 화학적 변화가 산모의 몸 전체를 뒤바꿔버린다. 열 달 동안의 기다림에서 환희 가득한 만남의 순간이 되면 어머니의 몸도 슬슬 회복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늘어난 몸무게와 살들은 쉽게 사라져주지 않는다. 섣불리 절망하는 것은 금물. 지식과 실천력만 있다면 충분히 임신 전 모습을 아름답게 회복할 수 있다.
관건은 임신기간부터의 관리에 달려 있다. 임신 중 체중이 7~12㎏ 증가하면 정상이라 본다. 태아, 태반, 양수의 무게가 약 4.5㎏, 태아를 잘 자라게 하기 위한 혈액과 수분의 양이 약 4㎏,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열량 비축량이 2~3㎏ 정도 되기 때문이다. 체중이 총 12.5㎏ 넘게 증가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과 달 사이에 2㎏ 이상 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12㎏ 이상 늘었다면 난산이 되기 쉽고 출산 후 예전의 몸매로 되돌아가기 힘들다.
임신 초기보다 중기(5~7개월)에 태아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식욕도 왕성해져 과다한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량을 조금씩 늘리도록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임신 후기(8~9개월)에는 몸이 무거워져 움직임이 줄어든다. 영양분은 골고루 섭취하되 고칼로리 섭취는 줄이고 간단한 산책으로 운동량을 늘려두면 좋다.
출산 후엔 무조건 다이어트하겠다 결심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모유수유만한 다이어트법이 없다. 모유의 평균 열량은 100㎖당 75㎈로, 아기에게 하루에 필요한 모유의 양은 최고 75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산모가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하면서 500㎈ 이상의 열량이 더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출산 후 식사량이 더 증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결국 모유수유에 동원되는 모체의 지방분이 그만큼 더 연소하게 되고, 자연히 늘었던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단백질(고깃국)을 충분히 섭취해 모유의 질을 높이고 채소(양상추, 미역, 다시마)로 섬유질 섭취를 늘리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수분과 철분, 칼슘 함유 음식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남다른 프로 정신과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모유수유를 감안하더라도 10㎏ 이상을 감량하기란 보통 일이 아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면서 다이어트에 임하는 것이 좋으며, 출산 후 늘어지거나 처지고 튼 살을 한꺼번에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 '박리 없는 복부성형술'로 혈관과 신경을 보존하면서 몸매를 관리할 수도 있다.
몸과 마음, 인생 전체에 걸친 대격변을 겪으면서 귀한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모든 어머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BR바람성형외과 원장·유방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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